아침 일찍 차창넘어 하늘이 눈 부시도록 맑다
이 김장 몇해나 더 할수있을까
깊게 패인 이모님 주름 더욱 선명해지셨네
이젠 좀 편히 사시면 좋으련만~
놀고있을 땅이 그토록 보기 싫어서일까
해마다 텃밭에 김장거리 심어놓신다
돌아오는길 능서막걸리도 너댓병 챙겼다
처형님과 동생들 그리고 우리 딸 배추 오기만 기다린다
간단히 요기들 채우고는
곤지암 화담숲 거닐듯 담소 나누며
썰고 비비고 버무리고~ 다시 또 버무리고 하기를 여러차례
창밖에 어둠이 내리고 그 많던 배추 달랑무도
한무더기 한무더기 제자리 찾아간다 ㅎㅎ
힘든 김장 끝내고는 삥 둘러들 앉았다
어느 식당보다도 맛깔스럽게 삶아내는 안식구의 수육
오늘따라 더욱 내 입맛을 돋은다
한잔 두잔 술잔이 오가고 능서막걸리 두어병 비어갈쯤
안식구위해 만든 앨범 조용히 내어 놓으니
지난 세월 힘들었던 설움 북받쳐 오르는가
안식구 한마디 털어놓는다
외손자까지 만난 이 시점에 ~~~~~~~~~
결혼식 올리기전 종일 펑펑 울었다고
꿈속에 그리던 서울에 그런 집이 다 있다니...,
드넓은 시골 생활에 익숙한 안식구의 마음에 8평짜리 작은집이
너무도 서럽게 보였나보다
두 시누이 않쳐놓고 흉까지 본다
만원짜리 한장 손에쥐면 만원으로 만족하는 남편 만나
정말이지 죽을힘 다해 악착같이 살았다고
다 지나간 일 그래도 김장하는 날이다보니
눈가엔 눈물 웃음이 교대를 한다
모든것 다 내탓이로세~^^*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