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수없는 세월 33

막내 기일

다혜 다영이 보아라 외삼촌이 눈치가 없었구나 조금만 깊이 생각했으면 너희들에게 귀뜸 해주었을걸 허나 엄니 기제사 잘 지냈다 음식도 맛있고 엄니 좋아하는 게장까지 세심한 배려에 너희들이 고마웠단다 이제 외삼촌이 간단하게 차례나 제사에 대한 순서 알려줄터이니 참고 하도록해라 첫째 지방이니 지방은 돌아가신분의 얼굴이란다 옛적에는 사진이라는것이 없어 지방을 사용했을뿐 큰 의미가 없으니 영정사진 있으면 늘 사진을 올려놓는것이 더 좋고 둘째 음식의 위치이니 음식에 위치도 각각 지방따라 다른것으로 보아 지방마다의 문화이니 이 또한 큰 뜻이 없는고로 엄니가 좋아하던 음식을 가즈런히 놓아드리면 된다 셋째 제를 올리는 순서이니 어제는 외삼춘이 눈치가 없어서 축문준비를 못했구나 축문도 역시 돌아가신분이나 제사지내는 사람들이..

세월

흐르는 세월 어찌하랴 종가집 시집와 젊음과 중년을 당당히 감수하던 아내의 입에서 아이구! 힘들어~ 소리 입가에 맴돈다 한해 열번이나 돼는 기제사를 묵묵히 견디던 세월 어디로 가고 추석날 아침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힘들어 하는 모습 도와줄 일조차 눈에 들어오지않는 요리에 무지함 음식 다루는 방법 좀 배웠으면 좋으련만 시끌벅적 하던 옛시절 추석 눈앞에 선하건만 계묘년 추석날 아침 두 내외 마주보며 식탁에 앉아 수져를 든다

잘가시게~ 친구

워어~~~~~달고 워어~~~~~달고 달고꾼들 구슬픈 소리 워어~~~~~달고 워어~~~~~달고 다지고 또 다지고 다시 또 다진다 이렇듯 산자와 망자는 서러운 이별을 고한다 보내기 서러워서 다시는 볼수 없어서 목이 메이도록 곡을 노래한다 세상에 나온 모든 생명은 반듯이 죽엄의 길 가야한다 시작은 어디부터이고 끝은 어디던가 나도 가고 너도 가고 네가 가고 내가 간다 이보시게~ 세권이 영양주사 맞고 혈압이 올라가드라고 괜찮다더니 이 무슨 일이던가 보내기 서러워 헤여지기 서러워 49재이니 백일탈상 모시던 세월 언제던가 우리 어머니 보내기 싫어 일년상 애들 엄마 조석으로 힌쌀밥 지어드리면 상주복 차려입고 제 올리던 세월도 있었건만 자네 영정사진 한번 바라보고 인연 끊자니 서러워 발걸음 돌리기 어렵더구먼 친구야! 부..

설날

"대문 열어놨냐" "빨래줄은 다 걷었구~ " 어머님 다짐소리가 봉당으로 내던져진다 조상님들 오시는대 조금도 불편함 없으시라 명절이나 기제사에는 한번도 빠짐없이 들려오던 어머님 소리 어린시절에는 그랬다 한해 열번씩 올리는 조상님의 대한 예우 조상님은 그렇게 내 마음따라 다녀가시곤 했다 그러던 연례행사가 내 대에 와 사라지게 된것이다 아니 코로나라는 역병이 찾아오기전까지는 그래도 흉내는 냈다 조상님들 위한 일이라면 밥을 굶어도 해야했던 어린시절 제행무상이라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 산사람보다 돌아가신분들이 대우를 받던 시절 이젠 돌아가신분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뿐이랴 살아있는사람 사는세상도 모든것이 뒤바뀌고 있다 이타심은 사라지고 이기심만이 온 세상에 가득 쌓인다 도의는 사라진지 오래다 이 모든것이..

막내동생 49재

아름다움 맘껏 뽐냈을 두물머리 갸날픈 연꽃 북한강 차지찬 강물에 갇혀 꼼짝못하네 그래도 근원인 뿌리에선 새봄맞이 생명의 진화 계속되리라 우리 막내동생 49재 몇일째 강추위 계속되더니 오늘은 날씨가 포근하다 막내야 잘있었니~ 가족이 또 이렇게 모였구나 눈으로 대화하고 마음 주고받을수 있었던 오빠와 동생사이 스님 불경소리 모시지 못했지만 먼저 네게 다녀간뒤 오빠는 하루도 걸으지않고 너를 그리워하며 다라니 진언기도를 했단다 이제 너를 떠나보내기위해 내 작은 기도를 회양하련다 부디 이승에 옷 훌훌 벗어던지고 다시는 병이 없는 세상 아름다운 곳에 태여나 예쁜옷으로 갈아입으렴 떠나는 사람 남아있는 사람에 이별이 49재라 하지만 북한강 봄바람이 노적봉 잠자는 야생화꽃 잠깨울때쯤 내 다시 찾아올께~ 잘가거라 옥희야~♡..

함박눈

새벽녘에 함박눈이 수북히 쌓였다 이런날이면 곧잘 과거여행 떠나곤 했다만 세월아 ~ 내게 그런 정서조차 빼앗아같더냐 ㅎ 옛 시골 풍경은 언제 되돌아 보아도 정겹다 유난히 하얀눈이 내리면 참새들 재재거리는 소리 요란도 했지~ 싸리나무 울타리와 노적가리더미 오가며 두리번 거리는 참새 "외삼촌 참새 잡아줘요" 그럴줄 알았다는듯 외삼촌 손에는 언제나 노끈이 쥐어져 있었다 노적가리더미 옆에 지게소쿠리 접어 기울듯 세워놓곤 노끈 연결한 작대기 받쳐놓고 소쿠리 안쪽 나락뿌려 노끈 풀어가며 사랑방에 매복 참새놈 소쿠리 안으로 들어오기 기다리며 맴 어찌나 졸였던지~~ 지금은 떠나고 안계신지 오래된 우리 외삼촌 오늘 외삼촌이 그리워지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미안하구나

집에 혼자있다 쓰러져 얼마나 놀랐니~ 얼마만큼 오래 그리 쓰러져 가족 나타나기만 기다렸을 네 마음따라 이렇게 달려왔구나 막내야 너는 엄마 닮아 세상을 반듯하게 살아왔으니 좋은곳에서 다시 태여날거야 오빠는 믿고 또 믿는다 아무 걱정하지말고 내생에도 우리 다시 만나면 좋겠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한세상 살아오면서 즐거운 추억하나 만들지도 못하고 이렇게 헤여지다니~~~~ ~~~~~~~~~~~~~ ~~~~~~~~~ 괜찮아요 이제 그만가세요 자꾸 손 흔드는 네 모습에 오빠 눈엔 또 눈물 흐르는구나 그래 막내야 잘있어~ 다음엔 가족과 함께 또 올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