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수없는 세월

세월

코스모스49 2019. 11. 27. 19:52

 

뒷동산 오르면 눈앞에 우뚝 들어서는 남산 

어린시절부터 동대문이라 부르던 흥인지문 

 

동대문에서 북향쪽 서울장안 울타리 성벽 바라보노라면

성벽아래 움푹 들어간 골짜기 마을 이루고있는 달동네 (낙산)

중턱 8평짜리 터 안방, 마루, 건너방, 부엌, 봉당이 있는 작은 우리집  

 

자식은 또 낳을수있지만 동생들 저버릴수없다 입버릇 하시던 

나의 선친께서 어린시절 무작정 상경 세공일 하시며

동생들 뒷바라지에 근근히 살고 계시던 유일한 쉼터 

내가 세상 빛본 나의 고향이다

 

추억속으로 70년대 이전 호크 풀어헤치며

대문 들어선 내 코 연신 실룩인다  아~! 오늘 또 제사

맏이로 시집오신 어머님의 손길에 조상님 배불리는 날

숙모님과 오형제 마을 사시는 당고모님까지

손길 분주하게 오고간다 \

 

외가에서도 맏이로 살아오신 우리 어머님

시동생 다섯이나 계시는 아버님 만나

 

그 고생 얼마나 힘드셨을까

철부지 나는 헤아리기조차 많은 친척 만나는

마음에 제사날 즐겁기만 했다

 

지금으로부터 40여 년전  한해 열번이나 되는

조상님 기일 아내가 인수받은뒤~

나는 한달 한번씩 오는 조상님 기일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어린추억 기일은 맷돌 돌아가는 소리며

지지미 지지는 소리 하회탈 눈매 닮은 당고모 익살소리에

웃음보 터지는 숙모님들 모습    모습 즐거웠다만~~~~~~

웃음 떠난지 오래

 

기해년 9월 초 8일  아침부터 장보고 종일

제물 장만하느라 힘겨운 안식구 손목 뻐뻣해지고

양반다리조차 힘겨운 내 장딴지 쥐놈이 오가는 육신이다 보니

깊은 한숨소리만 웃음을 대신한다 

이를 보다못한 아우님 한마디 

기일제사 그만하고 명절에나 차례 올리자고~~~~ 

옆에서 지켜보시던 연로하신 숙모님 어두운 안색 감추시곤 

조상님께 마지막 인사 고하시란다

 

**죄송합니다 이제부터 명절에만 뵙겠습니다 용서하세요***         

40년 아내의 정성 속절없이 무너지고만다

 

2019년 기해년 음력 9월 초 8일     

           

범부의 어리석음이 도를 저버리고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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