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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망상

가을이 왔나싶더니 조석으로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한다 올해도 단풍구경 한번 못하고 이 가을 떠나보내련가 여러해전 가족과 함께 찾았던 곤지암 화담숲 두 눈 지긋이 감고 모노레일에 오른다 하이얀 자작나무 도열하고 있는 비탈길 소나무 내음 후각을 즐겁게 하고 온갖 단풍나무들 눈을 호강시킨다 숲속의 바람소리 노오란 낙엽 하나 가을바람에 손등을 친다 아얏~! 10월이 가는 마지막 날 독감예방주사를 맞았다

이런 저런 2023.10.31

길동정담추어탕

일요일 염소탕 생각에 길동 할머니추어탕 찾았다 언제 상호를 바꾸었을까 산뜻하게 새 모습으로 단장한 추어탕집이 정담추어탕이라 식탁이며 분위기가 깔끔한것이 일하시는 분들에 마음을 대변해주는것 같다 통유리로 바깥이 훤히 바라보이는 자리에 앉았다 빤짝이는 새 그릇에 밑반찬 담아 내오시며 아주머니 "밥이 오기전에 잡숴보세요" 하며 수육 몇점 들어있는 밑반찬을 가리킨다 정겹다 빤짝빤짝 빛나는 그릇 눈을 호강시킨다 고맙습니다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1월 5일 정담추어탕 2번째 방문 또 그 자리 "여보세요~" 등뒤에서 들려오는 소리 뒤돌아보니 추어탕집 아주머니 그 우산이 뭐라고 들고 뛰어오신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감사합니다

맛집 2023.10.29

버스안 풍경

여늬날과 달리 복잡한 버스안 명절이라도 앞둔것 같은 재래 경동시장 많은 승객이 오른다 뒤늦게 오르는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 구부정한 허리에 등짐지고 손 보따리 들고 비집고는 간신히 설자리 찾았다 황금빛 머리에 젊은 아가씨 앉아있는 등받이에 손 걸친채 힘들어 하시는 모습 역력하건만 황금머리 아가씨 꼼짝을 않는다 등뒤에서 퉁명스럽게 들려오는 소리 버스안이 시끄러워질것 같다 중간쯤 앉아있던 반백의 젊은 아저씨 서있는 사람들 사이로 짧은 팔 뻗어 할머니 어께를 톡친다 "이리 오셔서 앉으세요" 뒤돌아 보시며 아무말 없으시더니 양보하는 젊은이 힐끗바라보곤 양보에 응하신다 젊은이가 조용히 말을 건낸다 "할머니 연세가 얼마나 되셨길래 이렇듯 무거운 등짐을 지고 다니세요" 할머니 또 아무말 없으시다 얼마나 삶을 힘들게 살..

이런 저런 2023.10.21

망월산 정각사

포장을 보지말고 속뼈를 보라 당신에게 오늘 하루의 삶 주어진다면 무슨 마음 내겠는가 타인으로부터 박수 받을만한 삶 살아온적 있을까 "여보 이것이 왜 여기있지~" "어머님 떠나시면서 주신거잖아요" 잘 간직하라고 안해가 내게 건내주었단다 어머님 가신지 30년하고도 한해 오랜 세월 어머님 그리는 내 마음만 헤아리고 살았구나 못난놈~ 자식걱정에 어떻게 눈 감으셨을까 어머니 우리 어머니 못난놈 걱정에 어찌 눈 감으셨나요~♡

망월산 정각사 2023.10.08

세월

흐르는 세월 어찌하랴 종가집 시집와 젊음과 중년을 당당히 감수하던 아내의 입에서 아이구! 힘들어~ 소리 입가에 맴돈다 한해 열번이나 돼는 기제사를 묵묵히 견디던 세월 어디로 가고 추석날 아침 앉았다 섰다를 반복하며 힘들어 하는 모습 도와줄 일조차 눈에 들어오지않는 요리에 무지함 음식 다루는 방법 좀 배웠으면 좋으련만 시끌벅적 하던 옛시절 추석 눈앞에 선하건만 계묘년 추석날 아침 두 내외 마주보며 식탁에 앉아 수져를 든다

옥상텃밭

씨앗이 흙 만난지 한달 늦깍기 떡잎 9월 19일 2, 3 포기씩 남기고 솎았다 무럭 무럭 자라주기를~ 친구가 찾아왔다 빵강 고추 잠자리 드넓은 세상에 내 작은 옥상텃밭까지 찾아온것 보니 너와 나 작은 인연이라도 있었던게로구나 하야나비 덩달아 날아온다 훠이~ 훠이~ 나비야 하얀나비야 춤추다 놀다만 가렴~나풀 나풀 무밭에는 앉지 말고 ~ㅎ 9월 24일 계속되는 가을비 원인 이었을까 어제도 말짱하던 무잎에 진딧물 어디에서들 왔을꼬~ 씨앗 흙만난지 40일 뽀오얀 속살 알타리 되었네 45일째 10월 13일 무씨 흙 만난지 57일째 궁굼한 마음 좀이 쑤셔 아직은~~~ 하면서도 3포기 일 저질르고 말았다 "도현이 깍뚜기 만들어줘야겠네" 안해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아~~~~다행이다 외손자놈이 깍뚜기를 좋아했구먼 씨앗이..

옥상 텃밭 2023.09.16

망월산 정각사

계묘년 9월 일요법회 세월이 깊어갈수록 좋은것만 보고 즐거운것만 들을수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눈병 코병 입병만 고치면 마음병이 절로 고쳐진다는 말씀 자존심 내세우고 살지는 않았다만 손에 쥔 재물 없어도 평생 존심하나로 티없이 살았는대 그 자존심을 내려놓아야한다 나를 사랑하는 자존감이 타인을 사랑할수 있다는 스님 말씀이 마음에 다가온다

망월산 정각사 2023.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