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님 3

설날

"대문 열어놨냐" "빨래줄은 다 걷었구~ " 어머님 다짐소리가 봉당으로 내던져진다 조상님들 오시는대 조금도 불편함 없으시라 명절이나 기제사에는 한번도 빠짐없이 들려오던 어머님 소리 어린시절에는 그랬다 한해 열번씩 올리는 조상님의 대한 예우 조상님은 그렇게 내 마음따라 다녀가시곤 했다 그러던 연례행사가 내 대에 와 사라지게 된것이다 아니 코로나라는 역병이 찾아오기전까지는 그래도 흉내는 냈다 조상님들 위한 일이라면 밥을 굶어도 해야했던 어린시절 제행무상이라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 산사람보다 돌아가신분들이 대우를 받던 시절 이젠 돌아가신분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뿐이랴 살아있는사람 사는세상도 모든것이 뒤바뀌고 있다 이타심은 사라지고 이기심만이 온 세상에 가득 쌓인다 도의는 사라진지 오래다 이 모든것이..

세월

뒷동산 오르면 눈앞에 우뚝 들어서는 남산 어린시절부터 동대문이라 부르던 흥인지문 동대문에서 북향쪽 서울장안 울타리 성벽 바라보노라면 성벽아래 움푹 들어간 골짜기 마을 이루고있는 달동네 (낙산) 중턱 8평짜리 터 안방, 마루, 건너방, 부엌, 봉당이 있는 작은 우리집 자식은 또 낳을수있지만 동생들 저버릴수없다 입버릇 하시던 나의 선친께서 어린시절 무작정 상경 세공일 하시며 동생들 뒷바라지에 근근히 살고 계시던 유일한 쉼터 내가 세상 빛본 나의 고향이다 추억속으로 70년대 이전 호크 풀어헤치며 대문 들어선 내 코 연신 실룩인다 아~! 오늘 또 제사 맏이로 시집오신 어머님의 손길에 조상님 배불리는 날 숙모님과 오형제 마을 사시는 당고모님까지 손길 분주하게 오고간다 \ 외가에서도 맏이로 살아오신 우리 어머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