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수없는 세월 54

설날

"대문 열어놨냐" "빨래줄은 다 걷었구~ " 어머님 다짐소리가 봉당으로 내던져진다 조상님들 오시는대 조금도 불편함 없으시라 명절이나 기제사에는 한번도 빠짐없이 들려오던 어머님 소리 어린시절에는 그랬다 한해 열번씩 올리는 조상님의 대한 예우 조상님은 그렇게 내 마음따라 다녀가시곤 했다 그러던 연례행사가 내 대에 와 사라지게 된것이다 아니 코로나라는 역병이 찾아오기전까지는 그래도 흉내는 냈다 조상님들 위한 일이라면 밥을 굶어도 해야했던 어린시절 제행무상이라 세상이 참 많이도 변했다 산사람보다 돌아가신분들이 대우를 받던 시절 이젠 돌아가신분들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그뿐이랴 살아있는사람 사는세상도 모든것이 뒤바뀌고 있다 이타심은 사라지고 이기심만이 온 세상에 가득 쌓인다 도의는 사라진지 오래다 이 모든것이..

막내동생 49재

아름다움 맘껏 뽐냈을 두물머리 갸날픈 연꽃 북한강 차지찬 강물에 갇혀 꼼짝못하네 그래도 근원인 뿌리에선 새봄맞이 생명의 진화 계속되리라 우리 막내동생 49재 몇일째 강추위 계속되더니 오늘은 날씨가 포근하다 막내야 잘있었니~ 가족이 또 이렇게 모였구나 눈으로 대화하고 마음 주고받을수 있었던 오빠와 동생사이 스님 불경소리 모시지 못했지만 먼저 네게 다녀간뒤 오빠는 하루도 걸으지않고 너를 그리워하며 다라니 진언기도를 했단다 이제 너를 떠나보내기위해 내 작은 기도를 회양하련다 부디 이승에 옷 훌훌 벗어던지고 다시는 병이 없는 세상 아름다운 곳에 태여나 예쁜옷으로 갈아입으렴 떠나는 사람 남아있는 사람에 이별이 49재라 하지만 북한강 봄바람이 노적봉 잠자는 야생화꽃 잠깨울때쯤 내 다시 찾아올께~ 잘가거라 옥희야~♡..

함박눈

새벽녘에 함박눈이 수북히 쌓였다 이런날이면 곧잘 과거여행 떠나곤 했다만 세월아 ~ 내게 그런 정서조차 빼앗아같더냐 ㅎ 옛 시골 풍경은 언제 되돌아 보아도 정겹다 유난히 하얀눈이 내리면 참새들 재재거리는 소리 요란도 했지~ 싸리나무 울타리와 노적가리더미 오가며 두리번 거리는 참새 "외삼촌 참새 잡아줘요" 그럴줄 알았다는듯 외삼촌 손에는 언제나 노끈이 쥐어져 있었다 노적가리더미 옆에 지게소쿠리 접어 기울듯 세워놓곤 노끈 연결한 작대기 받쳐놓고 소쿠리 안쪽 나락뿌려 노끈 풀어가며 사랑방에 매복 참새놈 소쿠리 안으로 들어오기 기다리며 맴 어찌나 졸였던지~~ 지금은 떠나고 안계신지 오래된 우리 외삼촌 오늘 외삼촌이 그리워지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다

미안하구나

집에 혼자있다 쓰러져 얼마나 놀랐니~ 얼마만큼 오래 그리 쓰러져 가족 나타나기만 기다렸을 네 마음따라 이렇게 달려왔구나 막내야 너는 엄마 닮아 세상을 반듯하게 살아왔으니 좋은곳에서 다시 태여날거야 오빠는 믿고 또 믿는다 아무 걱정하지말고 내생에도 우리 다시 만나면 좋겠다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한세상 살아오면서 즐거운 추억하나 만들지도 못하고 이렇게 헤여지다니~~~~ ~~~~~~~~~~~~~ ~~~~~~~~~ 괜찮아요 이제 그만가세요 자꾸 손 흔드는 네 모습에 오빠 눈엔 또 눈물 흐르는구나 그래 막내야 잘있어~ 다음엔 가족과 함께 또 올께~♡

부적

어릴째 어머님께서는 늘 말씀하셨다 삼재를 조심하라하시며 옷속에 부적을 넣어주시곤 했지~ 날로 심해지는 폭염에 폭우,태풍 개인의 삼재야 부적이라는 종이한장으로 위안이 되었던 시절도 있었다만~ 인류에게 다가오는 삼재팔난 소멸을 해결할 실타래는 어디에서 찾을까 어머님 가신지 아주 오랜세월 내 몸안에는 아직도 어머님께서 마지막 달아주신 부적이 있다 삼재소멸 부적이 아닌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의 부적

아내의 생일날

시간의 흐름속에서 어르신이 된 우리 아내 좋아하는 세꼬시 그것도 제일 큰것으로 사놓고는 깜밖잊고 빈손으로 집 향하는 맴 무겁다 우리 두내외 없는 사이 미역국 준비해놓고간 딸아이 가슴 저리게하네 오늘 생일날 아침 카톡~카톡~ 울림과 함께 반갑게 들려오는 외손자놈의 생일송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할머니의 생신을 축하합니다 그래 그래 고맙구나 ㅎㅎ 이놈의 코로나는 언제나 종식되려는지~~~~~~~~~ 파도야 파도야 코로나 좀 대려가면 안돼겠니~